김활란과 모윤숙 어떤 사람들이었나
가물에 콩나듯 이화여대에 갈 때마다 한 번씩 쳐다보고 입을 삐죽 해 주고 오는 동상이 있다. 김활란의 동상이다. 김활란의 본명은 기해년에 태어났다고 해서 ‘기득’이었는데 이 다소 촌스런 이름이 ‘활란’으로 바꾼 건 세례명 ‘헬렌’의 음차 덕분이었다. 아버지는 평안도 철산 사람이었지만 서울의 관문인 제물포로 와서 살았고 김활란도 인천에서 태어났다. 전 가족을 기독교로 끌어들인 신앙심 깊은 어머니의 슬하에서 자란 그녀 역시 기독교인이 됐고 신문물에 눈 뜬 어머니는 딸들에게도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나는 무식하지만 딸들에게 내 무식을 물려줄 수는 없다.”
.다른 조선 여성들의 경우 소녀티만 벗어나면 시집가서 시어머니 수발하고 남편 술상 차리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시절, 김활란은 이화학당에 입학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이화여대 메이퀸의 역사는 유구하기도 한 모양이다. 그녀가 3대 메이퀸이었다니. 김활란보다 몇 살 아래의 여학생 가운데 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