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모든 자유가 남성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는 시공간. 당당하고 자주적이며 아름다운 이자벨(니콜 키드먼)조차 예외는 아니다. 부와 권력, 성품까지 갖춘 남성들이 이자벨을 둘러싸지만 이자벨의 생의 목적은 결혼이 아니다. 이런 이자벨의 가치관을 존중하는 오빠조차 이자벨을 동등한 인간이 아닌 이성으로 흠모하고 연모한다. 이자벨은 자신을 향한 모든 상류층 남성의 제안을 뿌리친다. 주변에선 혀를 찰 일이었다. 여성의 삶의 이유란 그저 남성의 지위를 보조하고 거기에 걸맞은 행실을 유지하는데 헌납해야 하는 시공간이었으니까. 그런 이자벨에게 거액의 유산이 생기고 이를 노리는 사기 세력이 뒤따른다. 이자벨은 뱀의 혀에 굴복당하며 결혼에 동의한다.
결혼 이후 이자벨의 삶은 빛이 소멸한다. 남편 길버트(존 말코비치)는 교도관과 같았다. 이자벨의 모든 움직임과 생각을 결박한다. 남편의 허락 없이는 동네를 벗어나는 일도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자벨을 바라보던 모두가 이자벨의 쇠락을 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