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야. 효녀. 너가 고생한다. 그래도 엄마 잘 모셔.”
엄마를 극진히 보살피는 모습을 본 친척, 주변 어른들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다. 처음에는 칭찬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그리고 엄마를 돌본지 10년이 지난 지금, 씁쓸한 기분으로 돌아온다. 지금 나에게 지워진 짐은 칭찬으로 보상될 만큼 그 무게가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가 고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사고가 났고 척수손상으로 인한 사지마비 진단을 받았다. ‘사지마비’ 란 단어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데, 엄마는 스스로 밥을 먹고 대소변을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누군가 매 2시간마다 체위변경을 해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24시간 내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엄마의 손과 발이 되어온 지 14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