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신장이 망가진다, 그래서 보호자는 인과성을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관련뉴스의 댓글에는 꼭 이런 식의 반응이 등장한다. “어떻게 아이에게 햄버거를 먹일 생각을 하지? 우리 아이는 9살인데 햄버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무례하지만, 빈정거림이 대개 그렇듯 당당하다. 그리고 자화자찬은, 언제나 생뚱맞다. 그저 악성댓글 정도로 볼 수 없는 건, 사람의 감정이 사회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을 먹이겠다는 의지가 집착이 되고 나아가 강박의 수준에 이르면 그게 윤리로 해석되어 스스로를 도덕적이라 착각한다. 생활습관이 선악으로 구분되면 쉽사리 자신과 다른 쪽을 찾아내 강하게 비난하며 ‘노력하지 않은 업보’라고 조롱한다. 이는 다짐과 실천이 투박하게 부유하는 자기계발 시대의 대표적이 현상이다.
노력이 도덕이 될 때
능력주의 사회의 문제는 ‘능력’이 아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전문적인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