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주 오래 전에 나한테 쇠젓가락 2-3개 굵기의 동침을 놔주던 조선족 할아버지가, "앞으로 남은 평생 동안 절대 감 먹지 말라'"고 했었다. 대체의학들은 대개 그 치료 원리에 맞는 식품 리스트와 피해야 하는 음식을 정해놓고 그걸 지키라고 하기 마련인데, 그곳에서는 단감이나 홍시, 곶감이 금기 식품 중 하나였다. "침으로 싹 다 고쳐놓은 영감이 한겨울에 곶감, 그게 눈에 어른거린다고 냅다 하나 먹다가 급체해서 죽었어"라며 나를 단단히 주의시켰다.
그러나 나는 그런 으름장이나 실화를 기반으로 한 협박이 필요하지 않은 범생이라서, 이 침쟁이 할아버지한테 침을 맞기 시작한지 일주일도 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식단 파악을 마치고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누군가가 죽었다니.. 감이 꺼림칙해지는 느낌적인 느낌과 별개로 의아했다. 살면서 이런저런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을 전전할 때마다 먹지 말아야할 음식군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곤 했다. 어제까지 잘만 먹던 음식이 오늘은 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