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알게 모르게 조금조금씩 비어간다.
이런 건 매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아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에 문득 '빈 공간이 이렇게 있었나?'하며 알아채게 된다.

두통이니 생체리듬 교란이니 집중력&기억력 상실이니 불면증이니 뭐니 해도..
작년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무언가를 끊임없이 잘 챙겨먹고 있다는 증거. 이것만큼 확실한 지표가 어딨나.

고작 해야 한 두 가지 요리/식재료로 겨우 채웠던 냉장고에
이제는 밑반찬도 있고
빵도 쿠키도 있고
치즈에 베이컨도 있고
양파, 애호박도 저장한다.
스팸도 야금야금 한 두 조각씩 먹고,
빵 팝콘 만든다고 버터를 세 덩이나 샀다.

이토록 많은 종류의 음식들을 사면서 이게 냉장고에 다 들어갈까 싶었는데 꽉꽉 채워 겨우 냉장고 문을 닫았고,
그렇게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빈 공간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