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무살 대학 신입생이던 시절, 선배들에게 처음 배운 노래들이 있었어. 내 기억 속 첫 노래는 '벗들이 있기에'라는 민중가요였는데, '투쟁', '조국' 같은 단어 보다는 '벗'이라는 단어가 짙게 들렸어. 함께 노래를 배우던 낯선 동기들이 진짜 '벗'으로 느껴졌을 때쯤 우리에겐 그보다 더 자주, 목청껏 부르는 노래가 생겼어. '바로 참교육의 함성으로'라는 노래였지.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침묵의 교단을 딛고서 참교육 외치니
굴종의 삶을 떨쳐 기만의 산을 옮기고
너와 나의 눈물 뜻 모아 진실을 외친다
보이는가 강물 참 교육 피땀 흐르는
들리는가 함성 벅찬 가슴 솟구치는
아 우리의 깃발 펄럭펄럭. 목적사대 쟁취하여
민족민주 인간화 교육 만만세
노래 '참교육의 함성으로' 중에서
집회를 할 때 뿐 아니라 술 취한 학교 근처 거리에서도, 공식적인 학과 행사에서도 신나게 불러댔지. 철 지난 이 노래가 문득 떠오른 건 지난 4일 있었던 '공교육 멈춤의 날' 소식을 들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