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갑질 안 하는 갑 되기(feat. 공교육 멈춤의 날)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9/07
갓 스무살 대학 신입생이던 시절, 선배들에게 처음 배운 노래들이 있었어. 내 기억 속 첫 노래는 '벗들이 있기에'라는 민중가요였는데, '투쟁', '조국' 같은 단어 보다는 '벗'이라는 단어가 짙게 들렸어. 함께 노래를 배우던 낯선 동기들이 진짜 '벗'으로 느껴졌을 때쯤 우리에겐 그보다 더 자주, 목청껏 부르는 노래가 생겼어. '바로 참교육의 함성으로'라는 노래였지.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침묵의 교단을 딛고서 참교육 외치니
굴종의 삶을 떨쳐 기만의 산을 옮기고
너와 나의 눈물 뜻 모아 진실을 외친다
보이는가 강물 참 교육 피땀 흐르는
들리는가 함성 벅찬 가슴 솟구치는
아 우리의 깃발 펄럭펄럭. 목적사대 쟁취하여
민족민주 인간화 교육 만만세
노래 '참교육의 함성으로' 중에서

집회를 할 때 뿐 아니라 술 취한 학교 근처 거리에서도, 공식적인 학과 행사에서도 신나게 불러댔지. 철 지난 이 노래가 문득 떠오른 건 지난 4일 있었던 '공교육 멈춤의 날' 소식을 들었을 때였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해.

1. 공교육 멈춤의 날

지난 9월 4일은 이미 잘 알려진 서이초 교사의 49재였어. 그날 전국 교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참여하기로 했지. 그런데 또 그 사이 안타까운 선택을 한 교사들의 소식이 전해졌어.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생각해. 그동안 정말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슬픈 소식은 얼마나 많을까? 이제와 사회적 관심을 갖게 되니 이렇게 속속들이 드러나는 비극들이 이전에 존재하지 않은 건 아닐테니 말이야. 그래서였을거야. 교사들이 전국적으로 움직임을 결정한 건.

사실 여러 직종에서 대규모 파업을 예고할 때가 있어. 그런데 교사가 이런 대규모 집회를 한단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니? 아마 없을 거야.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집회 참여나 정당 가입 등이 금지 되어 있거든. 나 역시 임용고사를 앞두고 가입했던 정당을 탈퇴했던 경험이 있어. 사립 학교 면접을 볼 때면 '학생들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말을 종종 듣기도 했고 말이야.

이상하지? 교수들은 정치적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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