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초근접 사회'로 만들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진정한 의미의 지구촌 사회'라는 장밋빛 희망이 섞인 관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도 소셜 미디어가 인간 관계를 촘촘하게 엮어주는 소통의 그물망(소통망)이라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현대 사회는 쉴 새 없이 접속하며 팔로워 수로 인망(인간 관계의 그물망)을 과시한다. 읽지도 않은 글에 좋아요를 남발하기도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나를 팔로우 하니깐 말이다. 동시에 현대인은 끊임없이 차단하고 삭제하며 언팔한다.
이제는 관계를 정리할 때 이별이나 절교를 선언하는 대신 삭제 버튼을 누를 뿐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라는 기똥찬 책 제목처럼 인스타그램에는 " 별 볼 일 있는 삶 " 만 전시된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찍은 요리 사진과 전망 좋은 뷰, 행복한 미소는 덤이다. 소확행을 강조하는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귀퉁이에는 무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