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봄 얼떨결에 반국가사범으로 지목되어 형무소 독방에 3개월 수감되었다가 7월 4일날 풀려나온후 두달 반만인 9월17일(화) 날 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수색에 있는 육군30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하였다. 그 날 집에서 출발 직전에 찍은 사진에 내 머리가 평상시와 같은 것으로 보아서 머리는 아마 입소 후에 짧게 깎은 것으로 생각된다.
내무반을 지정받고 군복, 내복, 양말, 모포, 군화 등의 관물을 보급 받았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이들의 관물과 구분될 수 있도록 각자 의복과 양말에 실로 표시를 하였다. 시골에 살다 왔다는 옆의 동료는 매우 익숙한 손놀림으로 재빨리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비해 평생 처음 실과 바늘을 잡아본 나는 무척 서툴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기 전 이틀정도 이렇게 관물을 정리하면서, 육군복무수칙을 암기하는 정신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 점호 시간에는 어김없이 암기 시험을 구두로 치렀다. 내무반 침상에 일렬로 서서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