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 나니 얼마 전 제 주변에서 소소한 화두가 되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국내 소설 중에서는 협소한 장르로 분류되던 SF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흥행한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었는데요. 최근 몇 년간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SF들에는 그간 SF가 제시해왔던 미래지향적이거나 급진적인 사회와 기술과학에 대한 이슈들 보다는 복고적(Nostalgic)인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작품으로는 김초엽 작가의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등이 있을 거예요. 이 단편집 내에 실렸고,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관내분실」도 그러한 경향이 짙습니다.  「관내분실」은 어머니의 생전 뇌 기억을 수집·복원한 데이터를 보관한 일종의 '도서관' 내에서 그를 분실한 후,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되짚어 나가고, 어머니와의 갈등을 내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작품인데요. 모성을 다루어 왔다고 할 수 있는 SF가 상당히 많았음에도, 특별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