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대승의 경향신문 3월28일자 칼럼(제목: 가해자-피해자 도식을 넘어)에서 지적된 바 있지만, 과거의 문제들을 가해자-피해자의 구도로 보는 것과 과거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질서를 구성하기 위한 시선으로 보는 것 사이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모든 케이스를 다 본 것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독일의 전 총리 메르켈이나 현 총리 숄츠가 홀로코스트 등을 언급한 연설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적시'와 '그 책임이 당시 독일국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만, 사과하는 표현이 그리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전우원 씨의 사과식(?)을 보며 내가 받는 인상은 사과하는 전우원 씨도 전우원 씨를 맞아들여 사과를 받는 5.18 단체조차도 모두 대한민국 시민들 사이에 놓여진 이 업보(業報)를 버거워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전두환이 (사과가 아니라)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에, 이제 이 문제가 사과로서 풀릴 가능성은 영영 사라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