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사과한다는 것은 가능한가? - 전우원 씨의 광주행에 대하여
2023/03/31
박이대승의 경향신문 3월28일자 칼럼(제목: 가해자-피해자 도식을 넘어)에서 지적된 바 있지만, 과거의 문제들을 가해자-피해자의 구도로 보는 것과 과거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질서를 구성하기 위한 시선으로 보는 것 사이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모든 케이스를 다 본 것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독일의 전 총리 메르켈이나 현 총리 숄츠가 홀로코스트 등을 언급한 연설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적시'와 '그 책임이 당시 독일국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만, 사과하는 표현이 그리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전우원 씨의 사과식(?)을 보며 내가 받는 인상은 사과하는 전우원 씨도 전우원 씨를 맞아들여 사과를 받는 5.18 단체조차도 모두 대한민국 시민들 사이에 놓여진 이 업보(業報)를 버거워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전두환이 (사과가 아니라)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에, 이제 이 문제가 사과로서 풀릴 가능성은 영영 사라졌다. 전우원 씨는 자기자신을 '추악한 죄인'이라고 말하면서 사죄한다고 말했는데, 5...
(모든 케이스를 다 본 것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독일의 전 총리 메르켈이나 현 총리 숄츠가 홀로코스트 등을 언급한 연설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적시'와 '그 책임이 당시 독일국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만, 사과하는 표현이 그리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전우원 씨의 사과식(?)을 보며 내가 받는 인상은 사과하는 전우원 씨도 전우원 씨를 맞아들여 사과를 받는 5.18 단체조차도 모두 대한민국 시민들 사이에 놓여진 이 업보(業報)를 버거워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전두환이 (사과가 아니라)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에, 이제 이 문제가 사과로서 풀릴 가능성은 영영 사라졌다. 전우원 씨는 자기자신을 '추악한 죄인'이라고 말하면서 사죄한다고 말했는데, 5...
사과해도 다시 사과하라고 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한국인들이 수난의 역사로 인해 상처받아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백번 양보해서 그 한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한다면, 최소 그 '한국인들'은 그 시절을 통과한 기성세대에 한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심리학자가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한국의 역사는 수난의 역사라서 사실 한국인들은 상처로 인해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그게 문화적으로 스며들어서 눈에 띠지 않게 나온다고 하시더군요. 역사가 긴 나라에 수난이 많아 노경호님이 말하는 논쟁에도 의미는 있다고 봐요. 남한산성이었나? 화진을 주장하는 이도 필요하고 끝까지 저항 하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 둘 다 필요하다라는 논리를 말하는데 선택은 하나지만 논의는 여러 가지가 나와도 좋다고 봅니다. 한국 역사와 문화 속에서 아쉬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니 논쟁도 하고 선택도 해야죠.
@김채영 예 말씀해주신 점들을 아울러 함께 생각하겠습니다.
@노경호 그 의문을 강요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5•18을 광주 사람에게 설교하지 마세요. 생각의 자유를 발언으로 펼치시는 건 좋은데 광주 사람들을 아래로 보는 시선이 불편합니다. 광주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하지도 않으시잖아요? 얼마나 5•18의 기억이 처절한 곳인데.. 당사자의 아픔을 이렇다 저렇다 함부로 논하시는 느낌이 없잖아 있네요. 필자께 버거워 보이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5•18 당사자에게 일말의 추모나 공감도 없이 버거워 보이네 어떠네 판단하시는데 이런 민감한 문제에는 언행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5•18이 전두환과 국가만의 문제일까요? 그렇게 따지면 전라도 지역이 아닌 나머지 국민들도 다 5•18에 책임 있습니다. 전두환의 손주인 전우원 씨라도 사과를 함으로써 5•18을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조금이라도 위축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전우원 씨가 의미 있는 사람이라서가 아니고요.
@김채영 네 사과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손의) 사과와 (피해자들의) 용서"는 대한민국 사회 내지 국가가 5.18을 무엇이라고 규정하고, 무엇을 그 사건의 해결이라 규정할지에 대한 크나큰 문제의 작은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광주 사람으로서'의 문제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살아왔고 살아갈 모든 사람들이 고민할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우원 씨의 광주행을 조명하는 시선에 다소간 의문이 들었습니다.
@최성욱 네 광주 시민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점에서는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광주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된다는 것에 의의가 있지만 더 큰걸 보는 관점도 필요하죠
광주 사람으로서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서지은 네 전우원씨 개인적으로는 아주 용기있고 의미있는 행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 핏줄이 이렇게라도 광주로 찾아가 사죄를 한다는 점이, 자식 잃은 유가족을 안아드리는 장면이 못내 울림 있던데요~
@노경호 그 의문을 강요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5•18을 광주 사람에게 설교하지 마세요. 생각의 자유를 발언으로 펼치시는 건 좋은데 광주 사람들을 아래로 보는 시선이 불편합니다. 광주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하지도 않으시잖아요? 얼마나 5•18의 기억이 처절한 곳인데.. 당사자의 아픔을 이렇다 저렇다 함부로 논하시는 느낌이 없잖아 있네요. 필자께 버거워 보이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5•18 당사자에게 일말의 추모나 공감도 없이 버거워 보이네 어떠네 판단하시는데 이런 민감한 문제에는 언행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5•18이 전두환과 국가만의 문제일까요? 그렇게 따지면 전라도 지역이 아닌 나머지 국민들도 다 5•18에 책임 있습니다. 전두환의 손주인 전우원 씨라도 사과를 함으로써 5•18을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조금이라도 위축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전우원 씨가 의미 있는 사람이라서가 아니고요.
광주 사람으로서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저도 말씀하신 내용에 깊이 동의합니다. 그런데 전우원 씨 사과를 바라보는 사람들 중에서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5.18 유가족이나 단체에서도 망설임없이 환영을 표시하기도 했고요. 종교적인 깨달음을 실행해 전우원 개인의 부채 의식은 털어낼 수 있을 지언정 역사적 청산이나 진지한 화해 용서와는 별무관하다고 봅니다. 전두환 일가의 가장 큰 덩어리들은 여전히 광주를 모르쇠하고, 부정축재한 재산을 누리며 살고 있는데 말이죠. 집안에서 전우원을 두고 "아픈 아이"라고 일컫는 것도 그렇고, 전두환 일가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전혀 없죠. 노태우 아들 노재헌의 사과와도 결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그 핏줄이 이렇게라도 광주로 찾아가 사죄를 한다는 점이, 자식 잃은 유가족을 안아드리는 장면이 못내 울림 있던데요~
@강부원 의견 감사하고 동감합니다! 전우원 씨 개인의 진심이야 부러 의심할 필요는 없겠지만, 과연 "이런 식으로" 행해지고 보도되고 해석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전우원 씨를 보는 5.18 피해자들에게서도 저는 후련함보다는 안타까움만 느껴졌습니다.
@김채영 네 사과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손의) 사과와 (피해자들의) 용서"는 대한민국 사회 내지 국가가 5.18을 무엇이라고 규정하고, 무엇을 그 사건의 해결이라 규정할지에 대한 크나큰 문제의 작은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광주 사람으로서'의 문제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살아왔고 살아갈 모든 사람들이 고민할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우원 씨의 광주행을 조명하는 시선에 다소간 의문이 들었습니다.
@최성욱 네 광주 시민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점에서는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지은 네 전우원씨 개인적으로는 아주 용기있고 의미있는 행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김채영 예 말씀해주신 점들을 아울러 함께 생각하겠습니다.
광주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된다는 것에 의의가 있지만 더 큰걸 보는 관점도 필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