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승진 순위 명부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이번에 내심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이번 순위에 따라서 여름 인사 때 승진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일을 열어본 순간 크게 상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대보다 훨씬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기대가 좌절로 바뀌는 순간 마음이 땅으로 꺼졌네요. 집에 돌아갔더니 아내가 축 처진 어깨를 바라보곤 무슨 일 있냐고 묻길래 이번 결과에 관해서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는데, 얼마나 고맙던지요. 그리고 딸아이와 함께 저녁에 잠시 근처 공원을 돌았습니다. 많이 풀린 날씨 덕에 걷기 참 좋았고, 불어오는 바람에 근심, 걱정을 조금 덜어냈습니다. 딸도 전과 다른 제 온도를 감지하고는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장난을 걸어왔습니다.
그 날 저녁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쉬 오지 않더군요. '별것 아니야', '괜찮아'라고 스스로 다독여 보았지만 불쑥 튀어나오는 불안, 걱정을 쉬 누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꽤 늦은 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