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문화'에 기고한 글의 수정본입니다.
루카 구아다니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으로 한국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며 사랑받았다. 그런 그가 최근 소설 원작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청년 '티모시 샬라메'를 앞세워 영상미가 끝내주는 작품을 찍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작만큼 사랑받지 못한 채 잊혔다. <본즈 앤 올>(2022) 이야기다. 아래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링이 포함돼 있으니 유의해 읽어주길 바란다.
무려 '식인'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본즈 앤 올>은 그 소재의 충격성 때문인지, 전작만큼 알뜰한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게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아니, 잊히지 않는다. 전작보다 더 잘 찍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인상에 박힌다. 그것은 마치 귀엽고 곰살맞아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보다, 그 옆에 입을 쭉 삐집고 앉아있는 아이에게 눈길이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