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정 영화평론가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소방관>과 <친구>가 판박이인 이유… "알파 메일 선망하는 모범생의 영화"
<소방관>과 <친구>가 판박이인 이유… "알파 메일 선망하는 모범생의 영화"
※ 아래 글에는 <소방관>과 <친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곽경택 감독의 <소방관>은 포장지를 갈아 끼운 <친구>(2001)처럼 느껴진다. 비록 다른 소재를 취했지만, 영화의 지향, 시선 등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곽경택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코드가 한몫을 한다.
<친구>에서 유명한 부분은 준석(유오성)과 동수(장동건) 사이의 기싸움이지만("니가 가라, 하와이") 이 영화의 화자는 상택(서태화)이다. 친구 무리를 조용히 따르던 모범생 말이다. 상택은 똑똑하고 착한 학생이지만, 이 무리 안에서 그는 보호받는 유약한 포지션이다. 상택은 준석·동수와 어울리며 그들의 남성성을 구경하고 거기서 오는 쾌감을 수혈받는다. 그러나 그는 졸업 후에 전혀 다른 길을 걸으면서, 준석·동수가 거친 삶의 대가로 떠안은 위험으로부터 멀찍이 거리를 둔다. 상택은 준석과 동수의 거칢을 선망하고 이를 영화 보듯 감상하지만, 언제나 그들과 ...
<트렁크>가 비춰 보이는 내밀한 욕망
'히든페이스', 해피엔딩 같은 비극적 결말
기대를 일으키는 조여정의 얼굴
<히든페이스> 김대우 감독의 세계관 이해하기 - <방자전>, <인간중독>을 관통하는 -
<히든페이스> 김대우 감독의 세계관 이해하기 - <방자전>, <인간중독>을 관통하는 -
최근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히든페이스>가 꾸준히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 영화는 동명의 콜롬비아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그러나 줄거리의 뼈대만을 가져왔을 뿐, 김대우 감독의 인장이 훨씬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히든페이스>, <인간중독>(2014), <방자전>(2010), <음란서생>(2006)까지. 김대우의 작품에는 중요하게 반복되는 코드가 있고, 그것은 높은 수위(?)만은 아니다. 김대우라는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중요하게 들여다보는 지점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세계관에 대해 파악해도 좋을 것 같다. 세계관이라 하면 거창하지만, 사실 누구나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색안경이 있다. 이것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아래부터 <히든페이스>, <방자전>에 대한 약한 스포일러(결말 포함하지 않음)가 있다.
김대우의 작품은 늘 삼각형으로 시작된다....
[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 '씨네21'에 <아노라>에 관한 기고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쓰고 싶었던 글이라 더 각별하게 다가오네요.
글에서도 설명했습니다만, <아노라>를 본다는 것은 결국 첫장면과 끝장면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상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일컬어지는 첫장면, 그리고 끝장면에 주인공 '아노라'에 대한 션 베이커의 태도가 고스란히 베어있기 때문이죠. 또 아노라의 사랑스럽지만 이상한 행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도 중요한 포인트죠.
아래 글에는 <아노라>에 대한 스포일링이 있습니다.
<아노라>의 첫 장면은 인상 깊다. 이곳은 스트립 클럽. 춤추는 댄서를 차례로 지나치던 카메라는 문득 한곳에서 걸음을 멈춘다. 거기에는 애니(마이카 매디슨)가 있다. 카메라는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간다. 여태 댄서의 외설적인 몸을 담아내던 카메라는 춤추는 애니의 몸을 지나쳐, 어느덧 그녀의 얼굴 앞에 친근하게 다가선다. ...
'법에 대한 작품' 이야기하는 '독서모임' 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