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 세 사람 – 이응호, 서왈보, 안창남 근대 초기 사람들에게 가장 큰 충격과 매혹을 선사한 첨단 문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마 비행기였을 테다. 거친 엔진음을 내며 철제 프로펠러를 무섭도록 팽팽 돌려 창공을 가르는 비행기는 과연 ‘모던’이 무엇인지 단박에 이해하게 하는 대상이었다. 비행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고, 비행기는 그 이상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장치였다. 거대한 기계가 전례 없는 속도로 하늘을 빠르게 날아가는 장면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는 강력한 표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는 누구였을까? 우리나라 사람 열에 아홉은 안창남을 최초의 조선인 비행사로 알고 있다. 1922년 12월 10일 안창남은 ‘금강호’를 타고 조선인 최초로 경성 하늘을 비행했다. “떴다 보아라 안창남의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의 자전거”가 당시 유행가의 노랫말로 쓰일 정도였다. 당시에도 대중에게 최초의 비행사는 안창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