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 중반인 A는 담임교사와 상담을 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교사는 친구를 좀 사귀었냐고 매번 묻는다. 친구 숫자가 학기 초에 비해서 늘어났는지를 궁금해한다. 아니라고 답하면, 질타로 느껴질수 밖에 없는 말들이 이어진다. 십 대의 시선에선, ‘친구가 없다는 건 문제가 있는 거야’라고 들린다. 교사의 미묘한 태도를 A는 경험적으로 안다. 매번 비슷비슷한 상담을 해서다.
친구의 숫자는 관계의 원만함과 무관하다. 외향적인 사람이 성격까지 좋다면 주변에 사람이 많을 순 있지만 그 경향성을 지나치게 신뢰해 ‘많고 적음’으로 모든 사람을 재단해선 안 된다. 친구가 많은 걸 싫어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어떤 개인적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많은 게 싫어서다. 오히려 끼리끼리 끈적하게 뭉쳐있는 이들이 그 힘을 이용해 남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A를 짜증 나게 하는 인간들도 그랬다. A가 그들과 다투다가 들은 가장 황당한 말은, “그래서 어쩌라고, 너는 친구도 없잖아”였다.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