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포퓰리즘의 새로운 얼굴

북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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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30

세계 정치 무대의 여성 리더십이 달라지고 있다. 유럽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들은 지금, 우파 포퓰리즘의 새로운 얼굴이다.

  • 지금껏 현대 정치를 수놓은 여성 지도자들은 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 최근 경제 위기 속에 탄생한 우파 포퓰리즘의 새로운 얼굴은 모두 여성이다.
  • 정치 극단화 속에 여성 리더십의 대표성과 가치는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일러스트: 권순문/북저널리즘
KEYPLAYER 1 _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의 ‘최초 여성 총리’지만 그 상징성은 묻혔다. ‘여자 무솔리니’,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인’ 등 언론의 수사(修辭)는 극단적이다. 그는 바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 ‘이탈리아의 형제들(Fdl·Fratelli d'Italia)’ 대표다. 지난 9월 25일에 열린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 연합이 상·하 양원 과반을 확보하며 우파 연합 제1당 대표로서 차기 총리의 자리를 굳혔다. 이탈리아로서는 무솔리니 이후 79년 만에 맞는 극우 성향의 지도자다. 그의 정치 데뷔는 ‘국가파시스트당(PNF·Partito Nazionale Fascista)’을 전신으로 하는 ‘이탈리아 사회운동당(MSI·Movimento Sociale Italiano)’이다. 무려 15세에 가입하기 시작해 중도 우파 ‘전진 이탈리아(FI·Forza Italia)’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내각에서 최연소로 청년부 장관을 지냈다. 2012년에 그는 지금의 Fdl당을 창당했는데 주요 정책은 불법 이민 반대, 국경 강화, 동성 결혼 및 동성혼 육아 반대, ‘정상가족’[1] 개념 지지 등이다.
CONFLICT _ Sono una donna..!

“저는 여자이고, 엄마이고, 이탈리아인이고, 크리스천입니다” 2019년 10월 그가 동성 육아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한 연설은 절묘한 리듬감으로 인해 리믹스로 재탄생했다. 멜로니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미혼모 가정에서 자란 미혼모이자 워킹 맘이지만 이에 대한 대표성을 기대하는 이는 적다. 이탈리아 여성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예술계의 반발이 크다.[2] 성 소수자 인권을 중시하지 않고 낙태에도 부정적이었던 그의 과거 발언들 때문이다. 그는 총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시에서 발생한 이주자 성폭행 사건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재했다가 역풍을 부르기도 했다. 반이민 선전과 더불어 성폭력에 대한 비판을 위해서였지만 동시에 2차 가해였기 때문이다.
EFFECT _ 위기의 유럽연합?

극우 정당의 득세는 세계, 특히 유럽의 긴장 수위를 올린다. 굵직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은 더 그렇다. 《가디언》은 “유럽이 숨을 멈추고 있다”고 표현했다. 러시아 등에 자칫 유럽의 균열을 예고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멜로니의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을 흔들 것인가? 우려와 달리 EU에 대한 멜로니의 입장은 중립적이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일단은 부정적이다. 우려를 의식한 듯 그는 현지시간 27일 밤 트위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는 트윗을 남겼다. 정치적로는 대립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무기 지원을 결정했을 때도 이를 지지했다. 우려되는 지점이 없는 건 아니다. 함께 우파 연합을 구성하는 지도자들은 친러, 친푸틴으로 분류된다. 앞서 언급한 베를루스코니와 ‘동맹(Lega)’의 마테오 실비니 대표가 그렇다. 이들은 차기 내각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커 EU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740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난민 문제, 우크라이나를 향한 경제적 지원, 유로존의 결속에 있어, EU 국가들이 이탈리아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이유다.
ANALYSIS _ 극우 포퓰리즘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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