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은 미국 대법원, 1화: 토머스 판사의 별개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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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8
지난 5월 초, 임신 중지의 권리가 여성에게 있다고 했던 1973년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기로 하는 결정을 담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되었을 때 ('범인은 누구인가') 사람들은 대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이미 아홉 명의 대법관들 사이에 표결이 이뤄지고 이를 다수의견을 가진 법관 중 한 명이 초안까지 작성했는데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발표만 남았다"는 게 당시의 예상이었고, 발표는 6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그 발표가 지난 금요일(24일)에 나왔다. 거의 모든 게 예상했던 대로, 우려했던 대로 일어났다.

예상과 우려는 다를 수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존재해왔다. 로 대 웨이드를 뒤집기 위한 보수세력의 공격은 치밀하게, 그리고 쉬지 않고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우려들이 현실화하지 않았다. 가령 1992년에는 '플랜드페런트후드 대 케이시 사건'으로 로 대 웨이드를 뒤집으려고 했지만 대법원은 여성의 선택권 쪽 손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49년을 버텨왔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대법관을 임명하겠다"라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 우려는 더욱 커졌고, 트럼프가 공약대로 세 명의 판사를 대법원에 밀어넣는 데 성공하자 그 우려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은 결국 뒤집힐 것"이라는 예상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무리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들이라고 해도 정말로 50년 가까이 지켜져 온 권리를 빼앗는 결정을 내릴 거라고 믿기 힘들어했지만, 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전방에서 싸워온 사람들은 그게 단순한 우려가 아님을 알았다. 그들은 보수진영이 얼마나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금요일에 대법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서 사람들은 또 다른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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