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노동청에 진정한 이유

전덕규 · 장애인활동지원사
2022/07/22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사무국장 전덕규입니다. 서울 모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6월 고용노동부 지청에 사건 당사자로서 임금체불 진정을 접수하였습니다.

최근 우리 노조와 해당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애인인권운동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떠돌 것으로 짐작됩니다. 저는 최근 한 조합원이 "문제 있는 노조에 왜 조합원으로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순전히 제 짐작이겠지만, 이러한 질문을 받은 맥락에는 해당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의 갈등이 큰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노조도 노동조합이므로 사업주들과의 관계가 좋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와 충돌이 있는 사업장 중에는 장애인인권운동에 헌신적인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사업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노조와 저 개인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차별적 위치에 함께 분노하고 있으며 장애인인권운동을 존중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애인인권운동은 필요하고 중요한 운동이고, 노동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활동도 필요한 활동입니다. 양자는 배치되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이 장애인인권운동을 반대하는 활동이 아니라고 항상 생각해 왔습니다.

우리가 사업주로 만나는 장애인인권운동 활동가들도 사람인 한에야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사업주로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활동지원사로 재직한 이후, 진정사건 당사자가 되고 여러 활동지원사들을 지원하면서 느낀 것은, 누군가의 의견이 유통되고 확산되는데에 있어서 개개인인 활동지원사 노동자들보다는 사업자인 장애인인권운동활동가들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원인이야 여러 차원에서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노동자가 겪은 부당한 일이나 보장되지 않은 권리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사업주를 정당화하고 노동자를 폄훼하는 이야기들이 더욱더 쉽게 회자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노조를 지지하고 후원해주는 분들 중에는 감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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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사무국장입니다. 2011년부터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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