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한 사람 손들어” 2차가해 뚫고 달려온 스쿨미투 5년 [#스쿨미투는_졸업하지_못했다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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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이소영(21, 가명) 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카맣게 옷을 빼입고, 한 손에는 오토바이 헬멧을 들고 있었다. 검은색 몸체에 초록색 선이 눈에 띄는, 제 몸보다 큰 오토바이를 몰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카페 야외 주차장에 주차된 오토바이의 배기음은 웬만한 차보다 웅장했다.

“가해 교사에게 받은 민·형사 위자료를 다 털어서 오토바이를 샀어요. 그 돈을 갖고 있기 싫었어요. 다 써버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13일 이소영 ‘충북 스쿨미투 지지모임’(이하 지지모임) 활동가를 만났다. 충북 스쿨미투 제보자 이소영 씨. 그는 2018년 충북여자중학교 미투 제보를 시작으로, 지지모임에서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스쿨미투 매뉴얼북을 만들어 배포했고, 스쿨미투 재판에 연대 방청을 가거나, 1인시위와 탄원서 제출 등으로 스쿨미투 지지 활동을 이어왔다.
스쿨미투 당사자 활동가 이소영(가명) 씨는 한 손에 오토바이 헬멧을 들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셜록

5년 전인 2018년 9월 충북여중 3학년이던 이소영 씨는 스쿨미투 운동을 시작했다. 그때는 가해 교사를 처벌하기까지 만 4년이나 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소영 씨는 긴 시간을 싸웠고, 끝내 승리했다.

“당시 스쿨미투 활동을 함께 하던 친구들과 웃으면서 ‘졸업 전에 끝나겠지’ 했는데,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서도 이어지고 있어요.”

A 교사는 충북여중에서 유명인사(?)였다. 학생에게 성희롱·성추행을 일삼는 “원래 그런” 선생님으로 알려져 있었다.

“선배들이 ‘A 교사가 애들한테 자꾸 스킨십하고 만지고 그런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팁처럼 알려줬어요. 원래 그러니까 그러려니 하라면서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였어요.”

충북여중 스쿨미투의 발단은 학교 축제였다. 외부 행사 관계자에 의한 영상 무단촬영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불법촬영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사회적인 논란이 되던 때였다.

“앞 순서의 성악, 합창, 난타 공연은 촬영하지 않다가 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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