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학술저널 이야기] 4. 과학 저널 서열화, 임팩트 팩터, 과학의 왜곡

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06/05
과학 저널의 서열화의 역사

현대의 과학 저널은 한국의 대학 서열화 풍조는 어린애 장난처럼 보일 정도로 서열화되어 있다. 단순히 ‘좋은 저널’ ‘그저 그런 저널’, ‘별로 좋지 않은 저널’ 과 같은 인식을 넘어서 분과 학문에서의 저널의 서열과 랭킹이 ‘점수’ 로 매겨져 있으며 어떤 서열을 가지는 저널에 논문을 냈느냐는 오늘날 연구자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과 같은 저널에의 집착은 엄청날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널 서열화’ 는 과연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일까? 저널 출판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늘날과 같은 첨예한 저널 서열화는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오늘날 대표적인 과학 저널이자 이러한 저널 서열화의 끝판왕 위치에 있는 ‘네이처’ 는 1869년 창간되었지만, 네이처가 처음부터 과학계의 ‘최고존엄’ 의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창간되고 몇십 년이 흐를 동안 네이처는 주로 과학계의 뉴스를 다루는 ‘과학 주간지’ 의 역할을 하였고, 창간된 이후 약 30여년 동안은 적자를 면치 못하였고 적자를 탈출한 것은 1890년대였다. 19세기 중반 이후에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과학 분야에서의 발전이 눈부셨지만, 이들 중 네이처를 통해 처음 소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은 단행본 혹은 해당 분야의 전문 저널을 통하여 소개되었다. 1895년 뢴트겐의 X-선 발견은 영어로 최초로 Nature에 소개되었는데, 이것 역시 네이처에 직접 투고한 논문이 아닌 뢴트겐이 독일의 학회지에 투고한 내용을 영어로 번역하여 소개되는 형식이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053274b0
1896년 뢴트겐의 X-ray 논문은 독일의 학회지에 독어로 소개된 것을 네이처에서 영어로 번역하여 영어로 처음 소개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자국, 혹은 자신이 활동하는 국가의 학회에서 발간되는 학술지에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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