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애자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부뷰
부뷰 · 시끄러운 에이로맨틱 폴로베지테리언.
2022/07/07
"나 무성애(무연정)자야."라고 말하는 일은 언제나 막막하다. "그게 뭐야?"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너 섹스 안해?"라는 질문이 혀 끝에서 튀어나오는 것을 참으려고 노력 중인 선량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나는 언제나 가볍게 화가 난다. 몰라도 되는 삶이란 얼마나 편리한가. 몰라도 타박받지 않고 사회 생활을 하는 데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고 심지어는 무지로 인한 무례를 손쉽게 이해받는 삶이란. 

그리고 동시에 어떤 막막함이 몰려온다. 내가 누구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단어들을 말해야 하는가 하는. 이걸 나에게 이렇게 구구절절 말해서 뭐 어쩌라는 것이냐는 반응이 돌아올까 두려운 마음은 덤이다. 그럴 때는 동성애자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동성애에 대한 갖가지 편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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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내 말을 들어주는 이가 적어 슬프지만 살아가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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