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술과 사회 기술을 공진화할 때
요약: 우리 기술을 제어할 사회 기술을 만들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때'이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인간이 만드는 것, 잘 만드는 것이 기술이다
기술이라는 말은 희랍 말 ‘테크네’(τεχνή)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형태를 본딴 ‘테크닉’(technique)으로도 이어졌지만 테크네의 번역어인 라틴 말 ‘아르스’(ars)를 경유해서 예술을 가리키는 ‘아트’(art)로도 이어졌다. 물론 예술은 희랍어로 뛰어남, 탁월함, 우수성을 나타내는 ‘아레테’(ἀρετή)’에서도 뜻과 소리를 이어 받았다. 둘의 쓰임은 명확하게 나누어지지 않는데, 예술은 본래 기술이고(구상을 실현한다) 지고한 기술은 예술로 경험된다. 기술은 그림, 춤, 연주, 화술이며 통치술, 명상법, 혼자 시간 보내기나 전술과 위장술 등 인간이 질서를 부여하고 어떤 방법에 의해 무언가 만들어내는 활동 전체를 포함한다. 그렇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는 근대의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이끌었거나 또는 거기에 뒤따르는 물질을 다루는 기술에 대표 지위를 부여하고 떠올린다.
이렇게 통용되는 뜻으로서 기술 발전이 일자리와 얽히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있어 왔다. 그러나 종래의 기술 발전은 부분적이거나 점진적이어서 일의 세계를 전부 갈아 엎은 게 아니라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이 사라지는 변화요 교체였기 때문에 이런 일부의 혁신과 일부 일자리 소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지는 않았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정이고, 개인은 다른 일을 찾거나 자기 일을 없앤 새 기술을 익혀 귀환하거나 때론 도태되고 잊혀졌다. 그냥 그 사람의 일, 흔한 인생사였다. 그러나 증기기관이 발명된 후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부터 기계 기술의 발달과 보급은 폭발적으로 가속됐고,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졌다. 시대는 뚜렷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새 시대를 경험하고 만끽하기 위해 새로운 시대의 냄새를 맡는다며 공장이 밀집한 도시를 방문해 새카만 연기를 들이쉬고 감격했다. 당시 일부 화가들이 남긴 그림에서는 공장 바로 옆에서 해수욕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