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로열티 전쟁, 1400만원짜리 일본 포도 ‘루비로망’ 한국이 무단 유출했다?

윤미정
윤미정 인증된 계정 · 지식재산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미술인
2023/01/16
일본 '루비로망' 판매 홈페이지 <https://www.rubyroman.jp>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먹어오던 그냥 포도보다 샤인머스캣이 포도 시장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샤인머스캣은 극강의 달달함과 씨가 없다는 매력, 거기에 탱글탱글한 연둣빛 자태가 SNS 인증용으로도 딱이었습니다. 사실 샤인머스캣이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흥행 성공에 일본이 배가 살짝 많이(?) 아팠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샤인머스캣의 탄생 
바야흐로 1988년, 일본의 한 과수 시험장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과수 시험장에서 3가지 이상의 포도 종자를 교배하면서 샤인머스캣 품종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6년, 해외로 무단으로 종자가 유출되면서 연간 100억엔(약 95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일본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급속히 보급되어 현재 일본의 재배 면적보다 약 30배에 이른다고 하니 일본의 입장에서는 확실히 손해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1988년의 탄생 이후 거의 27년의 세월 동안 어떤 법적인 보호 장치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맞습니다. 일본은 샤인머스캣에 대한 법적 권리 확보를 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이 자국 국립종자원에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중국도, 다른 나라도) 따로 샤인머스캣에 대한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샤인머스캣으로 포도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국내 포도 수출 금액은 1390만 달러(약165억 원)이었습니다. 이중 샤인머스캣은 75.2%인 1045만 달러(약 124억 원)을 차지하니 실로 그 비중이 상당하여 일본 입장에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겠네요.
 
일본에서 루비로망' 경매 낙찰 당시 <https://www.chunichi.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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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문화예술마케팅을 공부하고 아트디렉터로 일하다, 광고회사를 덜컥 차리게 된다. 현재는 지식재산권 브랜딩, 관련 콘텐츠를 기획&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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