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네트워크에서 재조명 된 천성(nature) vs 환경(nurture) 논쟁

몬스
몬스 ·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합니다.
2023/11/09
천성(Nature) 과 환경(Nurture) 논쟁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프레임워크가 되어 있다. 논쟁이라고 하는 이유는 승부가 쉬이 갈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복잡한 대상일수록 절대적인 천성도 절대적인 환경도 정답이 되기 힘들다.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천성과 환경이라고 할만한 요소가 오랫동안 검토되어 왔다. 특히 새로운 개체(node)가 네트워크에 유입하면서 어떤 개체에게 링크를 연결할 것인지, 그 선호성이 주요 관심사였다. 만약 어떤 개체를 선호하는 이유가 그 개체만의 특징(적합성; fitness)에 의존한다면, 그렇게 성장하는 네트워크는 천성적인 요인에 기반해 성장하는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선호하는 이유가 그 개체의 영향력(친구의 수; degree)에 의존적이라면, 그 네트워크는 환경적인 요인에 기반해 성장하는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기존의 천성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을 통합한 모델(fitness model; Bianconi-barabasi model)은 각 개체가 지닌 친구의 수(degree)를 분포로 나타냈을 때 멱함수(power-law; scale-free) 꼴의 분포로 나타난다는 지점에서 대통합을 이루었다. 그러니까, '서로 싸우지마 우리 모두 degree 분포가 멱함수인 지점에서 만나자' 이런 느낌이다.

여담이지만 친구의 수가 멱함수 꼴로 나타나는 척도 없는 연결망(scale-free) 네트워크는 이런 식으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 이런 저런 변수들을 도입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타나는 멱함수 꼴의 분포는, 네트워크 성장의 보편규칙으로 학자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발전한 학문체계는 친구 수의 분포만 봐도 대략적인 네트워크의 형태나 성장 메커니즘이나 그 위에서의 역학을 떠올릴 수 있다는 식으로 네트워크 과학계의 기반이 되어 왔다.

그런데 그렇게 단단해진 체계를 흔드는 논쟁이 얼마 전 다시 시작되었다. 진짜 scale-free 네트워크가 보편성의 시작점이 맞아? 하면서 엄밀하게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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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과학에 관심이 많고, 그 중 주로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덕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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