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찾은 이야기 - 고독한 축구해설가, 신문선

이응상
이응상 · 글쓰는 요식업 종사자
2024/11/26
<"공을 차면 「입」이 바쁘다" 제철 만난 「마이크 선수」> (동아일보, 1997.11.26.)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갈무리
연세대 백양로길. 87년 늦가을, 캠퍼스에 부는 바람은 차가웠다. 두꺼운 전공서적을 팔에 낀 운동복 차림의 한 청년이 그 길로 들어섰다. 땅만 내려다보는 그의 눈가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이슬이 남아 있었다. 월드컵과 함께 스타로 떠오른 선수 아닌 선수. 마이크 하나로 세상 사람을 TV 속으로 빨아들였던 축구해설가 신문선(39).

10년 전 프로팀에서 활약하던 그는 점박이 공이 골네트를 흔들 때마다 포효를 터뜨렸지만 그라운드 밖을 나서면 힘들고 서러워 그렇게 자주 울었다. 『공 차는 놈이 공부는 무슨 공부냐』 고교 때부터 귀가 따갑게 듣던 소리다. 연세대 1학년 때는 수업에 들어갔다가 선배로부터 『주제를 모른다』는 훈계와 함께 뺨까지 얻어맞기도 했다. 프로에 진출한 뒤에도 계속해온 공부와 운동의 갈림길을 맞은 것이다. 결정했다. 태극마크에 20년의 애증이 담긴 유니폼을 벗고 공부에 매달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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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 시집 '마음을 쓰다' 저자 비수도권에 거주하며 지역사회, 장애, 미디어 등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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