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의 중심에 선 이란 여성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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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9
By 비비안 이(Vivian Yee), 파르나즈 파시히(Farnaz Fassihi)
여성들이 법적으로 강요되는 히잡을 집어던졌다. 이들의 분노는 히잡을 넘어 억압적인 정부를 정통으로 겨눈다. 지금 이 시위를 이끄는 건 바로 여성이다.
여성 시위자들이 법적으로 강요되는 히잡을 태우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른다. 지금 이란에서는 히잡을 올바르게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한창이다. 게티이미지
야시는 그 뉴스를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그러기엔 너무 가깝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마흐사 아미니라는 젊은 여성이 얼굴을 충분히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의 도덕 경찰에게 체포됐다가 며칠 후 사망했다.

아미니의 사망으로 시위가 촉발되자 20세의 야시는 거리로 뛰쳐나갔다. 그녀는 직계 가족 중 처음으로 히잡을 거부한 여성이 됐다. 국법으로 강요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금발 머리 위에 써야 했던 얇은 숄을 벗어서 흔들었다.

테헤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녀는 “저도 마흐사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 제 사촌 모두 똑같은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집 밖에서는 매일 밤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들이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이란의 독재 정권에 반발하는 시위는 다양한 불만을 토대로 전국 곳곳에서 10일째(9월 26일 기준―편집자 주) 지속되고 있다. 붕괴하는 경제, 뻔뻔한 부패, 숨 막히는 억압, 몇몇 고령 성직자에 의한 사회적 제약. 월요일에도 시위의 기세는 약해질 기미가 없었고,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이란 정부의 가혹한 대처도 마찬가지였다.

시위의 촉매는 9월 16일 발생한 22살 아미니의 사망과 히잡 법 간의 관계다. 히잡 법은 정치, 양육, 직장, 가정 모두에서 남성을 여성보다 우위에 두는 신권 정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치적 표현이었다.

젊은 여성들은 이에 저항한다. 히잡을 모닥불에 던지고 보안 요원 앞에서 머리를 가리지 않고 춤추면서 시위의 선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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