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냄새는 왜 이렇게 진한가
2024/04/16
아침부터 전화로 언성을 높인 일이 있었다.
상대방은 부동산 임대인이고, 사건은 화재였다. 월세를 준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임차인이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당사자가 사망한 상황이라 가스레인지 위에 물을 올려두고 깜빡 잠든 것 같은 실수로 난 불인지, 고의로 낸 불인지 알 수가 없어서 사건 수사는 종결되었다. 문제는 그 뒤부터였다. 전소에 가깝게 타버린 집을 마주한 집주인은 황망했을 것이다. 날벼락도 유분수가 아닐까. 현장에 갔을 때 까맣기만 한 집에 금줄처럼 쳐져있던 경찰의 테이프가 기억이 난다.
경찰에는 범죄 발생 현장에 오염이 심각한 경우 그 현장을 청소해 주는 제도가 있다. 원래 취지는 유가족 등이 사건 현장을 치우다가 외상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가족이 사망한 흔적을 치운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는가. 이 취지를 기반으로 현장이 훼손된 경우에 특수청소 업체를 선정하여 그 비용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살인, 강도, 중상해, 방화 등의 강력범죄로 인해 범죄피해자의 집 등이 훼손되었거나 혈흔, 악취 등 오염이 발생한 경우가 대상이 된다. 원칙적으로만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