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냉전 시대의 도래: 2 기술적 제한의 의미, 그리고 전력 승수로서의 반도체

권석준의 테크어댑팅 인증된 계정 · 첨단과학기술의 최전선을 해설합니다.
2023/03/11
(Disclaimer: 이글은 피렌체의 식탁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지난 2월 23일,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미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인 앨런 에스테베스 (Alan Estevez)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대중 반도체 기술 및 무역 제재 조치에 대해 1년 간 유예 기간을 받은 중국 내 한국 반도체 업체들로 하여금, 유예 기간 종료 이후 반도체 기술 수준에 제한을 둘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였다. 지난 글에서 살펴 본 것처럼 유예 기간이 실제로 올해 10월로 종료될지, 다시 1년 이상 연장될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중 반도체 기술 및 무역 제재 조치는 유예 기간 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는 점점 큰 불안 요소로 진화하는 중이다.

에스테베스 차관이 언급한 ‘기술적 제한 (cap on level)’은 표면적으로는 중국 각지에 위치한 팹에서 생산 중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중 3D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이른 바 ‘단수’에 한계를 두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 메모리는 DRAM과는 달리 전원이 off가 되어도 데이터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로서 동작 속도에 대한 요구보다는 데이터 저장 용량과 내구성에 대한 성능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NAND 타입의 플래시 메모리는 메모리 셀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셀리 병렬로 연결된 NOR 타입 플래시 메모리 대비, 읽는 속도는 느리지만 쓰기/지우기 속도가 더 빠르고, 이 때문에 대용량 저장용 플래시 메모리반도체로서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낸드플래시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셀의 개수를 늘려야 한다. DRAM과는 달리 2차원 다이 평면에서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선폭 줄이기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 방향으로 단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되고 있다. 이를 3차원 (3D) 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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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고 방법을 토대로 자연과 사회를 해석합니다. 반도체, 첨단기술, 수학 알고리듬, 컴퓨터 시뮬레이션, 공학의 교육, 사회 현상에 대한 수학적 모델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반도체 삼국지 (2022)', '호기심과 인내 (2022, 전자책)'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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