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생물학 역사 이야기] 3. 단백질의 사정

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07/17
흔히 ‘분자생물학의 역사’ 를 다루는 과정에서는 주로 DNA 를 중심으로 한 유전 정보의 전달 과정을 중심으로 다루고, 단백질 관련 이야기는 그리 많이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유전 정보라는 것이 결국 DNA 에 저장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 가 핵심이고, 결국 거의 대부분의 생명 현상에서 일을 하는 것은 단백질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분자생물학’ (Molecular Biology)이 보다 정확히 말하면 ‘분자유전학’ (Molecular Genetics) 과 크게 구분없이 사용되는 데서 나오는 문제이다. 그러나 ‘분자생물학’ 을 ‘분자 수준에서의 생명 현상의 설명’ 이라고 광의의 정의를 한다면 분자생물학을 이야기할때 단백질의 이야기를 뺄 수는 없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분자생물학’ 은 ‘분자유전학’ 이라기보다는 광의의 정의에 해당하기 때문에, 앞으로 유전 물질 이외에도 단백질 연구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하도록 하겠다.

일단 DNA가 발견은 되었지만, 유전 물질로는 아직 인식되지 못하던 20세기 초반에는 단백질 연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 글에서 단백질이라는 고분자 물질이 발견되고, 이들이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이라는 것이 발견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잠시 이야기했다. 그리고 세포 내에서 여러 가지 화학 반응을 매개하는 ‘효소’ 의 구성 성분이라는 것이 발견되어 단백질이 단순한 영양 성분이 아닌 우리 몸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 인식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나 단백질의 역할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이 쪽도 유전 정보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논쟁과 마찬가지로, 단백질의 본질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러한 논쟁 중 몇 가지를 소개하여 우리가 지금 ‘상식’ 으로 알고 있는 지식이 어떤 과정을 통하여 알려진 과정을 알아보기로 하자.

단백질은 고분자인가?

단백질이라는 물질이 알려지기 시작한 19세기 초반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화학 물질은 분자량이 수백 내외의 물질이었다. 그러나 단백질은 이러한 물질과는 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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