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클리셰지만 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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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2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클리셰도 잘 만들면 명작이다. 사실 영화 <리바운드>를 볼 생각이 별로 없었다. 보더라도 OTT 서비스에 풀린다면 킬링타임용으로 감상하려고 했다. 일단 영화가 별로 안 끌린 이유는 뻔할 것 같아서다. 한 마디로 클리셰로 점철됐을 것 같아서다. 클리셰라도 재밌으면 장땡이긴 하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첫 인상으로 클리셰부터 떠오른다면 그닥 재미없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미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극장에서 봤기 때문에 유사한 고교 농구의 성장 스토리를 또 봐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장항준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의 최근 연출력이 궁금했다.
▲ 영화의 한 장면, 부산중앙고 선수들이 드리블하며 상대편 진영으로 쇄도하고 있다. <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감상평이 어땠냐고? 대만족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박진감 넘치게 봤으며 스포츠 영화 특유의 감동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스포츠물의 전형적인 클리셰가 여지없이 들어가 있다.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스포츠물의 뻔한 클리셰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경기에 나서지만 상대와의 실력 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실력이 아니라 진심, 뜨거움, 땀, 피, '내일이 없음'을 무기 삼아 싸운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다친다. 훼손된 신체. 이것은 선수들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비극성을 고취하고, 그들이 예상보다 좋은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이유를 관객에게 설득하기 위한 제물이다. 그러나 이들은 끝내 패배한다. 하지만 의미 있는 패배다. 이들은 패배보다 큰 성장을 이뤘으므로. 스포츠 영화의 전설, <록키>(1977)에서부터 반복되어 온 유구한 실패의 역사. 그들은 경기에서 패배하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승리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다를 게 없다.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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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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