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삶이 계속 이어진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김윤
김윤 · 마음 가는대로 읽고 쓰고 있습니다.
2024/04/22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더 이상 아이를 받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뉴스 속에 존재하던 저출산 문제는 이제 정말이지 코앞에 당도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곳은 내가 첫째 아이를 출산한 곳이자 둘째아이 임신을 확인한 병원이라 우리 가족에게는 꽤 특별한 “산부인과”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곳에서 더 이상 태어나는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제 동네에서 마주치는 배부른 임산부들은 어디서 아이를 낳게 되는 걸까? 대도시 병원을 찾아가야하는 걸까? 임신을 했는데 아이를 받아줄 산부인과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아직까지 어려운 공식처럼 느껴지는 건 나뿐인걸까?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시대, 분만 산부인과가 하나둘 사라지는 세상 속에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겉보기엔 아이 둘을 낳고 육아와 살림을 하는 평범한 가정 주부의 모습이 평범하고 자연스러워 보일지 모르겠으나 실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렇게 말하면 둘째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말이지만) 아이를 둘이나 낳을 생각은 없었다. 아니 왜 여자들은 더 멋있게 살 궁리를 하지 않고 결혼을 하면 자연스러운 순리처럼 아이를 줄줄이 낳는걸까 궁금해하며, 친구들이 둘째를 가졌다는 소식을 전해오면 “어떻게 두명이나 낳을 생각을 했어?” 정말이지 미어캣처럼 온몸을 일으키며 놀라워했다. 
   
한 아이의 부모가 되는 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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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여자, 삶이 이어진다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이야기를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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