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19)] 그런 조언은 가방에 넣어줄래요?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4/04
세상엔 증거없이 자신의 진술을 과신하는 사람이 있다. 입증자료가 없는데도 자신이 본 것이 맞다 우기면 도대체가 할 말이 없다. 우리 아이에 대한 평가가 그랬다. 아침에는 이렇게 착한 애가 없다고 했던 사람이 저녁에는 도대체가 말을 들어 먹질 않는다고 성질을 내는 경우가 그랬다. 이들 덕분에 나는 조변석개(朝變夕改)라는 한자성어를 알게 됐다. 아침에 변하고 저녁에 고친다는 말인데 이 행위의 최대 피해자는 당연히 우리 아이다. 
   
나는 우리 아이만 감정 변화의 주기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바이오리듬처럼 어른도 아이처럼 뭔가 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보통의 어른들은 그 폭이 작아서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어떤 어른들은 그 변화의 폭이 커서 바로바로 느껴지곤 한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모든 것이 오늘의 기분 위주로 돌아간다. 어떨 땐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말을 많이 하고 또 하고 계속하며 아이에 대해서 정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얘기한다.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본인이 얘기하는 것이 신나서 계속 떠드는 경우가 그렇다. 그 주기가 오면 나는 덜컥 겁이 난다. 이 기분의 끝엔 반드시 안 좋은 주기가 있어서 매번 투덜투덜하기 때문이다. 이때의 특징은 일희일비(一喜一悲)다. 하나의 평가에 방방 뜨다가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세상 무너졌다는 듯이 난리가 난다. 본인은 책임이 없다는 듯 모든 비난을 엄마인 나에게 돌린다. 한 번은 그런 적이 있다. 아이가 센터 수업을 하였는데 좋지 않은 피드백이 나온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이것저것 관심이 많아서 장난감을 보면 눈을 반짝이며 만져보고 지나가는데 우리 아이는 본인이 필요한 것만 딱 고른 후, 다른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지나가 버린다는 것이었다. 가끔 생각하는 건데 발달장애 아동이라는 이유로 너무 과한 평가가 내려지는 것 같다. 그럴 땐 아, 그냥 이 아이의 기질이지 않을까 싶어서 듣고 그렇구나 하며 넘어간다. 물론, 다른 것에 관심이 생기면 좋으니 기억해놨다가 일부러라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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