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씨
복사씨 · 비난의 고통을 공론화의 에너지로!
2021/11/09
안 그래도 이번 주에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여기서 이런 글을 보니 완전 재밌습니다. 출간 당시 우리나라에서만 200만 명 이상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열독했었는데요. 샌델이 제시한 사례들은 흥미로웠지만, 그 책은 공리주의 딜레마에 대한 번민을 주로 제시한 채, 다음 판권 계약에서 본인 몸값만 올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당시 '정의란 무엇'일까를 기대하며 그 책을 읽은 독자들이 다 읽어보니까 '결론이 없네' 푸념하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요.^^ '무결론의 결론'이 이론가들이 선호하는 형식이었지, 하는 생각도 들었던 거 같아요.

그 책이 잘 나갈 당시, 마침 어떤 출판인과 샌델의 후속 출간이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 얘기한 적 있었는데요. 그 분은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의 제목과 달리 저자의 후속 도서가 유통되고 계약되는 과정은 출판인들에게는 뭔가 '정의롭지  않은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적어도 '정의'를 표면에 내세운 샌델이었다면, 독서시장에서도 더 정의로운 형식의 판권계약을 개척할지 모른다는 환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샌델 이후, '딜레마라는 고뇌'조차도 자본과 정신 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공리주의라는 것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말하는 벤담식의 공리주의만이 아니라 그의 수제자였던 밀의 질적 공리주의로 발전해왔잖아요. 저는 딜레마를 비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직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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