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과학 이야기 9 물은 알고 있을까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4/03/09
사실 이 책-물은 알고 있다는 아직도 유수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점에서 ‘과학’분야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요. 
   
작년이었나요?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사과 두 개를 놓고 아이들에게 한쪽 사과에는 ‘미워, 나빠, 못생겼어.’ 같은 나쁜 말을 하고, 다른 쪽 사과에는 ‘사랑해, 예뻐’ 같은 좋은 말을 해보라고 시켰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니 당연히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했지요. 그리고 나선 사과를 잘라보니 나쁜 말을 들은 사과는 속이 멍이 들어있었고, 좋은 말을 들은 사과는 아주 싱싱했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교사는 말했답니다. 사과 하나도 좋을 말을 들을 때와 나쁜 말을 들을 때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사람은 더하지 않겠냐. 서로서로에게 고운 말 좋은 말을 하도록 하자. 그런데 사실은 그 사과는 교사가 일부러 쳐서 멍이 들도록 만들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졌다는 거지요.
물론 교사의 의도야 선했습니다. 그러나 의도만 좋으면 다 좋은 걸까요? 아이들은 나중에 그 사과가 일부러 멍들게 만들어진 거란 걸 알고도 교사의 생각대로 따를까요? 차라리 마음이 상해서 누군가에게 욕을 하고 싶어 못 견디겠으면, 사람 대신 사과에다 대고 욕을 하라고 가르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이제는 별로 없지만 아이들에게 체벌을 할 때도 ‘선한 의도’로 체벌을 했었습니다. 기합을 줄 때도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했지요. 
   
비슷한 예가 ‘물은 알고 있다’입니다. 물론 이 책의 지은이도 앞서의 교사처럼 ‘선한 의도’를 가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물은 우리가 한 좋은 말과 나쁜 말을 안다. 그러니 좋은 말을 하도록 하자. 우리 몸의 70%가 물이니 우리가 좋은 말을 해야 우리 몸도 좋아진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물은 모든 걸 알고 있을까요? 저자는 물이 46억 년간 지구상에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아.. 뭐라 말해야할까요? 하필이면 물이었을까요? 지구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있었던 것...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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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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