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체크인> 우리 따위 잊어버려. 지금 행복하면 돼

정경섭
정경섭 · 강아지 요다에게 잡혀 살고 있습니다.
2023/01/31
나를 기억하니?

아니야 우리 따위는 잊어버려. 지금 행복하면 돼
   
<캐나다 체크인> 포스터. ⓒ tvN

이효리씨가(이하 존칭 생략) 캐나다에 입양보낸 강아지들을 다시 찾아가는 프로그램 <캐나다 체크인>이 반려인들의 눈물 버튼을 눌렀다. 나 역시 이효리의 팬이기에 소파에 누워 있는 강아지 요다를 쓰담쓰담하며 1회부터 시청했고, 결국 눈물 콧물을 쏙 뺐다.

특히 기대했던 마지막 회.
이효리가 1회 방영 시점부터 가장 보고 싶은 강아지로 꼽았던 토미, 그리고 외모만 보자면 이효리가 이상형 강아지라고 꼽은 쿠키가 나오는 날이다.
 
<캐나다 체크인> 방송캡쳐 화면 ⓒ tvN

먼저 쿠키를 만나러 간다.
아,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이지!
이효리의 이상형 강아지 쿠키가 이효리를 못 알아보는 거 같다. 촬영팀을 보고 겁을 먹었는지 꼬리도 다리 사이에 말려 들어가 있다. 
마치 강아지가 방송사고라도 낸 것처럼 내가 다 안절부절이다. 
이 먼 곳까지 왔는데 못 알아보면 어쩌란 말이냐.
감동적인 스토리를 바짝 기대하고 있었는데! 
생명의 은인이자 견생역전을 시켜 준 이효리에게 보은의 몸짓을 하는 개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이때 이효리가 쿠키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래 우리 따위는 잊어버려. 지금 행복하면 돼.”
이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하는 두 유 리멤버 미? (Do you remember me? 나를 기억해?)란 물음에 대한 답.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잘 살아준 수많은 개들에게 구조자와 입보자와 프로그램이 해주고 싶은 말. 

나도 동물병원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유기 동물 수십 마리를 입양 시켜 본 경험이 있다. 보호소에서 데리고 오거나 거리에서 구조한 개들은 하나 같이 나에게 집착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나에게 집착했던 개들이 입양되고 나서 몇 달 뒤 다시 만났을 때, 말 그대로 나를 완전히 ‘쌩까는’ 경험을 적어도 몇 차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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