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
몬스 ·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합니다.
2023/06/23
작은 세상(small-world) 현상에 대한 이론적인 모델은 트래버스와 밀그램의 실험이 보고된지 약 30년이 지난 1998년이 되어서야 등장했다. 사회적 관계망을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점(노드)과 선(링크)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구조를 다루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했다. 당시 네트워크는 수학 분야에서 '그래프(Graph)'라는 이름으로 연구되어 왔는데, 이 때 주요 관심사는 네트워크의 수학적 구조였다. '모든 다리(링크)를 한 번씩만 건너면서 모든 도시(노드)를 돌아 처음 시작한 위치로 돌아오는 길이 있을까?' 와 같은 질문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작은 세상(small-world) 현상에 대한 질문은 훨씬 거대하고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것이었다.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네트워크에서 행위자(노드)들이 어떠한 보편적인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이에 따라 창발하는 특성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연구 방법이 필요했다. 그리고 수천~수만의 행위자가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에서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가 필요했다. 30년의 기다림이 필요했던 이유다.

네트워크 구조에서 작은 세상(small-world) 현상을 정의하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모델이 처음 제시된 건 던컨 와츠(Duncan J. Watts)와 스티븐 스트로가츠(Steven H. Strogatz)의 연구에서 였다. 지금은 두 저자 모두 대중 교양과학 저서로 유명한 연구자들이라 이미 이름을 들어보신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다.

이들은 본디 물리학자로 비선형 동역학이나 동조(synchronization), 카오스 같은 물리적 현상을 다루는 분야에 종사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동적 시스템의 구조, 그러니까 서로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생물학적, 기술적, 사회적인 네트워크의 구조를 다루다 보니, 이 구조들이 아주 규칙적이지도 않고, 아주 불규칙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구조로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러니 아주 규칙적인 구조와 아주 불규칙적인 구조를 결정할 수 있는 하나의 변수를 설정해 두고,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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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과학에 관심이 많고, 그 중 주로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덕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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