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정치는 변해야 합니다.

한혁
한혁 · 비판과 발전
2021/10/11
제게 제일 낭만적이었던 겨울은 2016년 광화문 광장의 촛불로 기억됩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가 JTBC의 태블릿 PC 보도로 인해서 격발된 후, 매주 토요일은 "촛불 시위 열리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게 나라냐" 라는 분노섞인 구호가 광화문을 넘어서 전국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 날의 기억이 낭만적인 이유는, 그것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적인 투쟁의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싸움의 "적", 타도해야할 "악"은 명확했습니다. 군사 독재의 인적, 문화적 유산으로 여겨지는 국정농단과 부정부패에 맞서, 정치적 성향 내지는 가치관을 막론하고 박근혜 정부 퇴진을 위한 국민적 연대가 형성되었습니다. 박근혜 퇴진 주장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과반을 아득히 초래했을 정도니까요. 아마 우리의 선배 세대(그러니까 586세대 등 민주화 세대)들은 과거 독재정부와 맞서 싸우던 시절의 열정과 국민적 연대감을 다시 느끼실 수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20대인 저는 80년대의 민주화 투쟁은 경험해 본 바 없지만, 그날의 광화문에서 그 정신과 역사성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낭만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분명하게 보이는 억압적인 권력자와 그에 맞서는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대중의 선-악 대립구도가 더 이상 사회적 갈등의 본질을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대립구도가 박근혜 정부 이전까지 일관되게 존속했다가, 박근혜 정부 몰락 이후 갑자기 증발해 버린것은 아닙니다. 선-악 대립구도는 우리 사회가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끊임없이 다원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설명력을 잃어버려왔습니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의 몰락은 그 경향에 치명타를 가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부당하게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독점하고, 국가적 권위에 의해 정당화되는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그에 맞서기 위해 광범위한 저항권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거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권력을 어느 정도 독점하고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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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riticalreview.tistory.com/ 1. 공화주의 개인의 이기심이 이뤄내는 균형에 막연한 희망을 걸기보다는 타인 및 스스로의 견해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 반성과 의견이 다른 동료 시민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규범을 준수하고 조직화된 갈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정치과정이 굳건한 민주주의와 안정적인 사회 발전을 낳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시민성 함양을 강조하는 공화주의가 민주주의에 결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공화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사회통합론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 문제들에 대한 개별적인 해결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역량 자체를 길러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통합이란 다원화되어있는 사회를 전체주의적으로 통합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만이 옳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은 처단되어야 할 악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갈등을 조직화된 형태로 표출되게 해 그것이 민주적으로 해결됨으로서 극단적인 분열을 막고 사회 발전을 가능테 하는 전제 조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사회 통합론자는 갈등을 혐오하지 않고 오히려 적절히 표출되어 상존하는 갈등을 환영합니다. 제때 조직화되고 사회적으로 대의되지 못하는 갈등은 억압과 불만을 낳음으로써, 결국 장기적으로 극단적인 사회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이러한 갈등의 표출이 조직화되어있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 부정을 낳는 듯 파괴적 형태로 나타난다면, 이것은 갈등의 표면적 부재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회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갈등이 사회 통합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적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교육-고용-산업 패키지 제도혁신 구체적으로 관심이 큰 정책분야는 저 세 분야입니다. 교육제도, 고용제도, 산업제도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만약 저 중 하나를 바꾸고 싶다면 저 셋을 다 같이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를테면, 한국 산업 생태계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싶다면, 창업 지원에 알맞지 않은 교육 제도도 개혁해야 하고, 고용 제도 역시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높은 청년 실업률을 개혁할 것이라면, 안정적인 고용 창출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생태계 산업 체제 역시 전반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제도와 어울리는 교육제도와 교육기관이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이를 고려해서, 고용, 교육, 산업 제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한국 경제 체제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정책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4. 이대남 현상의 이해와 젠더, 청년 문제 이대남으로서, 이 현상에 대한 개인적인 주관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20대 남성 현상의 실제와 이것의 발생 원인 및 긍정적/부정적 기대 효과를 고민하고, 이러한 새롭게 등장한 세대-젠더 갈등 균열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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