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기술 발전의 진짜 티핑포인트

몬스
몬스 ·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합니다.
2022/03/05
인공지능이며, 메타버스며,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화폐, NFT.. 당장에라도 세상이 무언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뀔 것이라는 메시지들이 사회에 만연하다. 그런데 그 기술적 가능성과는 달리, 화제가 되는 사건들의 민낯을 보면 여전히 선점을 위한 선전으로 가득하다. 이들이 제시하는 청사진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지만, 거품을 빼고 본 기술은 적당히 놀라운 정도이다. 기술이 삶을 바꾸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술만이 삶을 바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들을 여전히 똑같은 문법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가상화폐의 예를 생각해보자. 인류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기관 없이 거래가 가능한 탈중앙화된 화폐의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거래의 중심이 되던 기관들의 권력과 부당해 보이는 수수료로부터 벗어나 개인과 개인의 직접 거래를 가능케 하는 이상적인 화폐가 등장한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가상화폐에 쏠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자. 가상화폐는 중앙화에 대한 반향이면서 동시에 원시로의 회귀이다. 체제를 뒤흔들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현재 가상화폐는 맹목적인 투기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적정선은 중앙도 분산도 아닌 그 중간 지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NFT는 어떠한가. 디지털 세상에서 고유성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독특하며 매력적인 발상임에는 분명하다. NFT가 가장 활발한 예술 시장을 살펴보자. 그동안 예술품의 가격은 누가 정해 왔는가. 사이언스지에 실린 비교적 최근 연구(링크)에서는 명성 높은 기관과 유명 예술가들 사이에서 경력을 시작한 사람들이 예술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유리하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예술품의 가격에는 많고 많은 요인이 있지만, 명성 있는 네트워크에 속하는 것이 가격 형성의 주요 요인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NFT의 등장은 예술가들에게 환호를 받았을 것이다. 기관의 선택 없이도 개개인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시장이 열린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결국 NFT 시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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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과학에 관심이 많고, 그 중 주로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덕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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