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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5

골드만삭스 인턴들이 결혼, 육아, 집을 포기하고 있다. 이들은 왜 N포 세대가 됐나?

  •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2022 인턴 서베이’에서 ‘N포 세대’의 정서가 읽힌다.
  • 1년 사이 결혼, 육아, 반려동물의 부모 되기에 대한 기대치가 절반씩 줄었다. 
  • 전 세계 젊은 금융 엘리트들의 불안은 고용 시장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KEYPLAYER_ 세대론 밖의 Z세대

세대론은 쉽다. 그래서 깊은 이해를 어렵게 한다. 어떤 현상을 세대론의 틀에 끼우면 많은 변수가 납작해진다.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느덧 상수가 되면서 기후 위기도 잊히고 지금 시대의 화두는 경제 위기와 인플레이션이다. 이 키워드 앞에서 밀레니얼은 고물가, 부동산 가격 상승, 성장 둔화 등으로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로 읽히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으로 인해 번아웃과 대퇴사(Great Resignation),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은 일터의 MZ세대를 관통하는 일상적 문법이 됐다. 지금 화제가 되는 한 설문 조사 결과는 세대론 밖의 Z세대를 조명하고 있다.
REFERENCE_ 라이프스타일

골드만삭스는 2017년부터 매년 자사의 여름 인턴십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표는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다양하다. 2470명 이상이 응답한 2022년 여름 인턴 설문 조사에서는 생활 패턴, 소비 습관, 투자 포트폴리오, 소셜 미디어 사용 습관, 선호하는 협업툴, 이직 시 고려 요소, 예상 정년, 삶 전반에 대한 가치관, 정신 건강 유지법, 미래 전망, 여가 활동 등이 인포그래픽에 담겼다. 구체적인 만큼 읽어낼 수 있는 것도 많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마치 N포 세대의 일면을 보는 듯한 새로운 변화가 포착된다. 이들은 무엇을 겁내고 있나?
NUMBER_ 1/2

그래프에서 눈여겨볼 것은 향후 10년 내 결혼, 반려동물, 육아에 대한 기대인데 전년 대비 절반씩 수치가 줄었다. 전통적 관계에 대한 믿음이 1년 새 흔들리기 시작했다. ‘안정된 관계’의 기준에 까다로워진 모습은 같은 조사의 다른 지표로도 나타난다. 정신 건강을 챙기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를 묻는 질문에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가 45퍼센트로 가장 많았지만, 정작 이에 준하는 중요한 인간관계를 만든다면 지인 소개(31퍼센트)나 앱(6퍼센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맺기(52퍼센트)를 희망했다. 집이나 정착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2021년도 조사에서 자가(自家)의 구매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83퍼센트였지만 2022년도 조사에선 57퍼센트가 “성공이 곧 어디든 이전할 수 있는 자유”라는 답을 냈다. 자가 구매 등 정착을 원하는 응답은 43퍼센트로 줄었다.


STRATEGY_ 시추에이션십

인생의 다른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정착된 관계를 탈피하려는 모습은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이라는 트렌드로 나타난 바 있다. 팬데믹 이후 틱톡이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다. 미국 툴레인대학교의 리사 웨이드 사회학 부교수가 2020~2021년 150명의 학부생을 인터뷰한 것에 따르면 Z세대는 관계 정립이나 관계에 대한 과몰입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엘리자베스 암스트롱 사회학 교수 역시 Z세대가 회색 지대를 즐기는 것을 ‘전통적 관계 발전’에 대한 저항이라 설명한다. 다만 골드만삭스 인턴들의 1년 새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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