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어는 당연한가요?

김상현
김상현 · 평범한 글쟁이
2021/11/18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벌써 제가 수능을 본지 7년이나 되었네요!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수능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저는 유독 영어에 대한 기억이 생각납니다. 그날 영어 지문이 괴랄했다던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저는 당시에 이미 수능 전에 원하던 대학에 붙어버려서 문제에 대해 굳이 화풀이 할 필요도 없었죠. 그저 영어 문제를 풀면서 '역시 나는 영어라는 과목과 안 맞는다'라는 확신을 좀 더 강하게 가졌을 뿐입니다.

문과가 영포자에 가깝다니 이거 정말 끔찍한 조합이죠. 그나마 수학은 '실생활에서는 잘 안 쓰인다'라고 항변할 수 있어도(물론 수학에서 배우는 논리적 사고력인 인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영어는 정말이지 그럴 수 없습니다. 대학에 입학하자 마자 토익이라는 괴수와 싸워야 하는 게 대학생인 한국인의 운명 아니겠습니까? 하다못해 영어와 관련 없어 보이는 전문 자격증을 따려고 해도 토익 점수를 들고가는 것은 기본이고요.

덕분에 토익은 한국에서 '대중적인' 시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늘 길을 걷다가 본 모 정당의 수능 응원 현수막에는 수능 응시 인원을 50만명으로 기재했습니다. 국민고시라 불리우는 공인중개사 시험 인원은 40만명 대입니다.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역대 최다') 토익은 어떨까요?

수능과 같은 시험은 연 1회만 치루어지는 시험이고, 토익은 수십 차례 열리는 시험이라 단순한 비교는 어렵지만, 그래도 총 응시 인원수를 비교하면 토익의 경우 연간 180만 명 정도가 응시합니다. (‘소확행’ 말고 ‘취확행’…핸드폰 반납하고 하루 14시간 토익공부)

이때문에 토익 관련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노랭이라고 불리는 토익 단어장이 베스트셀러 매대에 없으면 무슨 큰 이변이라도 일어난 기분이 들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수학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만회가 가능해도 영어 못하는 사람은 취업 시장에서 버티기 힘듭니다. 토익 점수가 상향 평준화 되어서 '그 점수가 그거'라고 불리는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10
팔로워 297
팔로잉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