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연구비의 역사 (5) - 성장의 종말

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12/07
그동안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쳐 어떻게 미국을 중심으로 과학 연구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 연구비 역시 증가에는 한계가 있고, 언젠가는 이러한 증가 추세는 멈출 수 밖에 없다. 과연 증가하던 과학 연구비의 증가세가 멈출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학 연구 투자의 둔화와 과학 연구의 가치에 대한 재검토

그러나 1960년대 말, 미국 과학 연구 투자의 증가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베트남전쟁과 과도한 전쟁 비용의 여파, 그리고 1970년대 오일 쇼크와 미국 산업 경쟁력의 약화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1966년에서 1975년 사이에 연방정부의 연구 투자 비용은 실질 비용으로 22퍼센트 감소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60년대까지 미국이 경제적으로 절대 우월한 위치에 있을 때는 쉽게 드러나지 않던 과학 연구의 가치에 대한 문제가 1970년대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서 연구비가 줄어들면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기초과학 연구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국방력과 국가 안보의 증진, 그리고 암·심혈관질환 등의 난치병의 치료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여 년간 이루어진 기초과학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이런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을까?

미국의 막강한 국력과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세계 최빈국 수준인 베트남과의 전쟁도 제대로 승리로 끝내지 못했다. 한편 심혈관질환이나 암 등 가장 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빼앗던 난치병의 사망율은 1970-80년대까지 크게 변화가 없었다. 물론 궁극적으로 1990년대 이후 심혈관질환이나 암의 사망율은 낮아졌고, 여기에 미국 정부가 엄청난 재원을 투자한 의과학 연구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인 효과는 한참 뒤에나 나타났고, 과학 연구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하기 시작한 1960-70년대에는 이러한 효과가 가시적이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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