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가?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3/22
미국의 영향력 있는 유튜버 마크 앤슨이 한국인들을 진단한 이야기가 도하 일간지 모두에 실리면서 화제를 이루었다. 좋은 이야기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왜 한국인들의 불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런 이야기에 언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인의 불행에 한국의 언론들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인가?

마크 앤슨은 한국인들이 20세기 들어 급속하게 근대화와 민주주의를 이룩한 특별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이룩한 대단한 성과에 자부심을 갖기 보다는 유교와 자본주의의 나쁜 점만 받아들여 자학적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율이 가장 높고, 출산율은 가장 낮으며, 고령화율도 급속히 높아지는 데다가 사회적 경쟁이 극심한 편이다.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서슴없이 HELL 조선이라고 부르고 있고,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은 '이생망'이라고 하면서 미래에 대해 지극히 불행한 전망을 갖고 있다. 이런 사정만 감안한다면 한국은 멀지 않아 국가가 소멸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왜 한국인들은 이렇게 자신들에 대한 이미지를 낮게 갖고 있을까? 실제로 외국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이른바 한류 문화를 위시해 대단히 진취적이고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안팎의 인식의 차이가 큰 이유가 무엇일까? 도대체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나는 마크 앤슨의 주장에 기본적으로 동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인들이 겪는 불행을 극복할 수 있는가의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첫째, 한국의 학부모들의 치열한 교육열과 한국인들의 경쟁 교육 시스템이 단기간에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최종학위를 마칠 때까지 오로지 경쟁 일변도의 교육에 내몰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부의 즐거움 보다는 생존 경쟁의 벼랑끝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사교육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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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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