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후계자, 혹은 경쟁자 (2)
2022/07/28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에게 "You're next (다음번 대통령은 당신)"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그의 현재 입지와 인기를 보면 트럼프를 제외한 그 누구보다도 확실한 공화당 후보감이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가 2024년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드산티스는 단연 공화당의 선두주자다.
그의 인기는 승리 가능성에서도 드러난다. 표 1(아래)은 2020년 대선에서 각각 바이든과 트럼프를 찍은 유권자들이 2024년에 둘 사이의 재대결이 일어났을 때 다시 같은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당시 바이든을 찍은 유권자의 95%가 (바이든이 재선에 나올 경우) 그를 다시 지지하겠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를 찍었던 유권자는 91%만 그를 다시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 내용 전체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현재 의회가 조사 중인 '1월 6일 의회 난입 사건'의 실상이 점점 더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중도층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고, 대다수의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가 재선에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바이든을 상대로 패한다는 예측은 트럼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트럼프 대신 드산티스가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표 2를 보면 드산티스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경우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97%가 그를 지지하겠다고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드산티스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경우 2020년에 바이든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 다시 바이든을 찍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90%로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만큼 드산티스가 매력적인 후보라는 얘기다. 드산티스의 이런 매력이 오로지 그가 가진 '스펙'에서 온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그의 '더블 아이비리그' 학력이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호감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어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동부 명문대학교 출신 '엘리트'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영리한 드산티스는 이를 잘 알고 있고, 미국 남성들의 대학 진학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을 두고 "내 생각에는 이건 좋은 신호"라면서 노골적으로 저학력 남성들을 끌어들이는 발언을 한다. (참고로, 미국에서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늘고 있어서 몇 년 안에 여성의 진학률은 남성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트럼프 지지자들이 드산티스를 좋아하는 것은 아이비리그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아이비리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것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