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낙태권, 나이 - 해리스가 트럼프를 공략할 무기
2024/07/24
By 니콜라스 네하마스(Nicholas Nehamas), 케이티 글루크(Katie Glueck)
민주당은 해리스가 낙태권이나 법치주의 같은 이슈에서 바이든보다 더 자연스러운 공격 전선을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시작할 때부터 민주당은 이 대선을 근본적으로 다른 두 비전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만들려 애썼다.
하지만 바이든이 물러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은 이제 낙태권, 기본적 민주주의 원칙, 경제적 공정성 등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직 검사 출신이자 트럼프보다 약 20년 젊은 해리스가 새롭고 강력한 대비를 통해, 81세 바이든이라면 어려웠을 쟁점을 부각시키길 기대한다. 나이 문제부터 정책과 인성 문제까지.
특히 낙태권에 대한 해리스의 입장은 두드러진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은 이 문제를 꺼렸고, ‘낙태’라는 단어도 불편해 했다. 반면 해리스는 낙태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며, 여성들과 함께 유산과 출산 관련 어려움에 대해 나누는 캠페인 행사를 개최해 왔다.
공화당은 인플레이션과 이민 문제 등 바이든의 약점을 해리스도 공유한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낙태권을 제외한 여러 중요한 이슈에서 우위를 점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해리스의 법 집행 경력과 트럼프의 다양한 법적 문제를 지적하며, 인격과 경험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고자 한다.
해리스와 이야기를 나눈 전 주택 비서관 마르시아 L. 퍼지는 "해리스는 전직 검사이고 트럼프는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다. 큰 선택의 순간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바이든에게 비참했던 토론 결과는 트럼프의 34건 중범죄 유죄 판결을 이슈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민주당원들은 트럼프의 범죄 경력이 유리하게 작용하길 바랐지만, 바이든이 당내 반란을 진압하려고 하는 동안 그 공격은 보류됐다.
이제 민주당은 해리스를 '법치주의' 후보로 내세우고, 두 차례 탄핵 소추된 트럼프가 자유 선거의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한다.
바이든 캠프 공동 위원장이었던 베로니카 에스코바 의원은 “특히 중요한 것은 해리스의 검사 이력”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일 뿐만 아니라, 법을 어기면서 자신과 지지자들에게는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상원의원에 당선되기 전,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와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 기간에는 많은 민주당원들이 경찰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법 집행 경력과 형사 사법 문제를 내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현재 해리스는 이런 이력을 즐겨 언급한다. 해리스 주변 인사들은 해리스가 그러한 이력에서 나온 공세를 트럼프에게 퍼부울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해리스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정책 차이를 말하기 전,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전직 검사입니다. 사실을 살펴봅시다”라고 했다. 이 말은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해리스 캠프 대변인 아마르 무사는 해리스가 트럼프와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무사는 성명에서 “해리스는 경력 내내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었고, 트럼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해리스는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경력을 바쳤지만 트럼프는 오직 자신만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해리스가 “친범죄적이고 범죄에 유화적인 정책”을 수용했다고 비난하며 그녀의 자격을 훼손하려 했다.
낙태권만큼 해리스와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이슈는 없다. 이 이슈는 최근 몇 년 동안 민주당의 잇따른 승리를 이끌었고 부통령 임기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해리스가 정치적 기반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해리스는 2년 전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재생산 권리 관련 행사에 거의 100회 가까이 참석했다.
낙태권을 지키는 민주당 여성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에밀리 리스트의 대표 제시카 맥클러는 “이번 선거는 낙태권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며, 유권자들에게 이 주장을 더 잘 펼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라고 말했다. 에밀리 리스트는 해리스를 맹렬히 옹호하며 여론조사를 통해 그녀의 메시지를 테스트해왔다.
맥클러는 낙태권에 대한 해리스의 활동을 강조하는 것이 “11월에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유권자, 즉 젊은, 여성, 유색인종 유권자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뉴욕 타임스가 검토한 대화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해리스와 그녀의 참모들이 다른 민주당원들에게 자신들을 지지해 달라고 설득할 때 낙태 접근권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에 따르면 해리스는 낙태권에 있어 당의 ‘주요 메신저’이며,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어 낙태권이 위협받은 데 트럼프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음을 확실히 지적할 것이다.
해리스는 유권자들과 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 종종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다. 고등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가 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검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올해 그녀는 낙태 클리닉을 방문한 최고위급 연방 공무원이다. 그녀는 공화당이 우세한 주의 낙태 제한을 “트럼프 낙태 금지”라고 이름 붙여 비난했다.
해리스는 지난주 미시간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우리는 자유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마음과 가정의 문제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하지 않는 데서 오는 자유. 우리는 사람들이 가족을 이루는 것을 선택할지 말지, 선택한다면 언제 시작할지 같은 기본적인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낙태에 대한 그녀의 메시지는 지난달 토론에서 낙태권을 지지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던 바이든보다 훨씬 명확했다. 공화당은 해리스와 바이든의 정책적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청은 해리스의 “암울한 기록은 완전한 실패와 무능이다. 그녀의 정책은 바이든의 정책이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사퇴하기 전에도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가 후보가 되면 바이든의 가장 인기 없는 부분과 연결시켜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자들은 연이어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의 “국경 총독”이라는 오해 소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들은 미국으로 건너오는 수많은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 그녀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국경 위기 대처에 낮은 점수를 줬지만, 민주당은 트럼프가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 이민 협상에서 물러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인플레이션도 바이든을 괴롭혔다. 비용 상승세는 둔화됐고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복잡하지만, 공화당은 물가 상승에 대해 바이든과 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경제 관리에 불만이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민주당 연합의 중요한 부분인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약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의 파트너로서 해리스는 이러한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아이오와에 거주하는 공화당 전략가 데이비드 코첼은 “앞으로 3주 동안 바이든 정부의 실패를 그녀에게 뒤집어씌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화당은 해리스를 그 한가운데에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공격을 시작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지난 월요일, 트럼프 캠페인은 이메일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는 조 바이든 2.0”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사퇴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대표적인 친 트럼프 슈퍼 PAC(정치자금 무제한 모금이 가능한 위원회)는 해리스가 대통령의 “정신적 쇠퇴를 은폐”했으며 그의 “실패한 기록”에 책임이 있다는 광고를 X에 게시했다.
광고에 나오는 여성 내레이터는 “그녀가 한 일을 보라. 국경 침략. 폭주하는 인플레이션.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해리스의 지지자들은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매번 노력하고 있다.
해리스의 백악관 부보좌관 에린 윌슨은 일요일 흑인 여성 리더들의 모임 ‘Win With Black Women’과의 통화에서 해리스는 검사로서의 능력을 이용해 78세의 바이든보다 고작 3살 어린 트럼프의 나이를 연결시켜 그를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바이든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