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

전새벽
전새벽 · 에세이 '닿고 싶다는 말'을 썼습니다
2024/09/11
퇴근 했다. 물에 젖은 휴지 같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에 왔다. 신발장 앞에 빈 박스 놓여 있다. 쿠팡 거다. 측면에 <사랑 후에 오는 것들> 텍스트가 적혀 있다. 이게 뭘까 싶어서 보니 쿠팡플레이에서 곧 오픈할 드라마 제목이란다. 제목이 멋져서 관심이 가는 한편, 이걸 보니 아까 퇴근길 버스에서 봤던 광고가 생각났다.

- 2024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 시민행렬단 모집

이 광고를 보고 써야 할 글이 떠올랐던 것인데. 드라마 제목 덕분에 글의 제목을 붙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오늘 할 얘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란 이런 얘기다.

조선의 22대 국왕이었던 정조대왕은 아버지인 장조(사도세자)에게 성묘가기 위해 매년 종로에서 화성까지 행차를 했는데, 자동차를 타고 간 게 아니었으니 당연히 며칠씩 걸렸고, 왕이 가는 거라 이 사람 저 사람 붙은 결과, 긴 행렬을 이루었다고 한다. 정조는 이 행차를 성묘 이상의 기회로 삼았는데 그것은 바로 백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재위기간 동안 이 행차를 통해 무려 3,355건의 민원을 접수하고 해결했다고 하니 정조대왕의 능행차란 그야말로 사랑에 바탕을 둔 행위였다고 할 수 있겠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 백성에 대한 사랑, 조선에 대한 사랑.

여러 도시가 힘을 합해 벌써 수 해  째 이어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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