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도시의 풍경 1] 돌아오게 될 줄 몰랐다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2/06
내 고향 제천으로 돌아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제천을 떠나서는 명절 때나 잠깐 왔다 가곤 했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고, 부모님과 큰집 친척들이 사는 곳일 뿐, 제천이라는 지역, 공간에 대한 애정이 없다. 젊었을 때부터 나이 들면 시골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도 제천은 선택지에 없었다. 딱히 나가서 자랑할 것도 없고, 숨은 매력 같은 건 없는 그냥 무색무취의 노잼 도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 일은 참 알 수 없는 게 제천에 돌아오게 됐다. 엄마가 아파서, 엄마 간병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오게 됐다. 엄마 간병도 장기화될 전망이고, 아빠도 늙어가고 있기에 앞으로 제천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역마살이 끼어 소싯적 전세계를 쏘다니던 내가 이 작고 답답한 도시에서 살 수 있을까? 나도 궁금하다.

일단 언제까지가 됐건 제천에 머무는 동안 제천을 탐색하려고 한다. 제천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나 살자는 게 이유다. 엄마 간병하는 틈틈이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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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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