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22)] 우리 아이가 독특한 아이로 남기를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4/08
장애인의 날에 간식을 배포해도 되는지 담임선생님께 여쭤보았다. 된다고 하신다. 아직 날짜가 많이 남았지만 예쁜 스티커까지 붙여서 간식 상자를 준비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느린 아이를 처음 만나는 친구들에게 간단히 아이에 관해 소개하는 글을 적어 보냈다. 그땐 담임선생님이 내 글을 아이들에게 읽어주시고 아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초등학교 2학년에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간식을 보냈다. 느린 아이와 일본에 놀러 갔다가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과자를 쓸어 담아 한 번 더 간식을 보냈다. 고마워서 그랬다. 같은 반 아이들이 어떻게든 느린 아이와 함께하려고 노력해주는 모습이 고마웠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깍두기 같은 존재다. 룰이 있지만 그 룰을 언제든 벗어나도 이해해주는 존재 말이다. 그래서인지 같은 반 친구들은 우리 아이를 동생처럼 대한다. 그래도 좋다. 무관심으로 통합반 교실에 손님처럼 왔다 갔다 하는 아이도 있다 하니 우리 아이는 친구들 운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간식을 정리하고 노트북을 켰는데 자폐인의 날이라는 뉴스 기사가 뜬다. 오잉? 나는 왜 이런 날이 있는 줄 몰랐지? 자폐인의 날은 4월 2일이라고 한다. 3월 21일이 다운증후군의 날이라는 것은 친구 아들이 다운증후군이기에 알고 있었다. 친구가 매년 다운증후군의 날마다 관련된 그림으로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조금 부러웠다. 아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날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런데 자폐인의 날이 있었다니, 나는 왜 자폐인의 날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도 않았을까. 그렇다면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말고 자폐인의 날에 간식을 배포할 걸 그랬다.
자폐인의 날은 UN에서 지정한 날로 이 날엔 “Light Up Blue(파란 불을 켜요!)”라는 캠페인을 한다. 유명한 건축물에 파란색 불을 켜는 점등행사 말이다. 자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발견해서 빨리 개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아, 건축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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